사실 다른 회사분들의 프로젝트를 가지고 이렇다 저렇다 할 말은 절대 없다.
그리고 스크린샷 사건부터 발표회 동영상까지 버그나 기능 미달 자체를 가지고 뭐라고 논할수도 없다.
나두 버그 많이 만들고 코드를 보면 안습인 제품을 많이 만들었다.
티맥스는 이제껏 잘해왔다.
일반 사용자들은 잘 모르는 미들웨어 시장에서 선전을 하며 턱시도와 같은 외산 미들웨어에 경쟁력을 갖춰왔다.
SDS, NHN과 함께 분당을 대표하는 IT기업으로 연봉도 꽤 준다고 들었다.
개발자들은 상용 커널을 직접 제작한 것은 아니지만 미들웨어라는 특성상 커널에 대한 이해와 숙력도는 상당할 것이라 예상된다.
그리고 티맥스의 상당수의 개발자들은 커널을 어떻게 만드는지에 대한 노하우라던가, 자신들만의 커널도 제법 만들어봤을 것이다.
그런데 커널과 OS는 조금 다른 이야기다.
커널은 부팅과 함께 특정 명령어를 CPU에 맞게 내보내는 녀석이다. 그래서 API나 시스템콜을 처리해준다.
이게 딱 CP/M이나 초창기 DOS라면 이것만으로 해피할수도 있겠지만 OS의 대표주자인 윈도우나 리눅스도 커널만으로 모든 것이 작동되지 않는다. Explorer와 같은 Shell부터 각종 Manager와 Service들이 커널 그 자체보다도 더 중요한 상황에 왔다. 아니 DOS 역시 5.X 대에 접어들며 메모리 관리자(HIMEM.SYS, EMM386.EXE)가 커널보다 더 중요한 위치에 올랐다. 350여 명의 개발자가 있다고 해도 거기까지 완벽히 개발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숫자다.
물론 이것은 누구보다 커널과 OS를 잘 이해하고 있을 티맥스도 분명 잘 알았을 것이다.
그렇다면 윈도우 호환 OS를 만들기 위한 최적의 방법은 기존 리눅스 + 와인을 비롯한 여러 솔루션을 이용하는 것이라고 초기부터 판단했을 것이고 그러한 길로 제작했으리라 본다.
그런 방법 자체가 결코 잘못된 것은 아니다.
이미 솔루션이 있다면 가져다 쓰는 것이 정석이고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철저한 비밀유지를 통해 기대감을 불러일으키고, 조악한 합성 이미지를 내보낸 것은 개인 블로그와 각자가 IT에 관한 관심이 많은 지금 싯점에 잘못된 마케팅이었다. 기대가 커질수록 실망은 커지며 이것이 인터넷을 달굴 때는 그 파장은 기업 이미지를 너머 제품에 대한 막강한 악영향을 주게 된다. 주로 기업고객들을 상대로 해왔기에 개인 사용자들의 입장을 전혀 이해하지 못한 실수를 한 것이다. 차라리 기본이 되는 오픈 소스 솔루션을 밝히고 솔직한 개발과정을 보여주는 것이 정답이었다. DOS는 CP/M, NT는 VAX, IE는 모자이크... 누구도 그것을 가르켜 기술력이 없다고 비난하지 않는다.
카이스트 교수 출신인 CEO의 발언도 웹을 달구고 있다. 이혼이나 맹장염같은 일을 겪으며 만들었다는 발언은 교수 출신답게, 그리고 시대착오적인 위험한 발언이었다. 자칫 제품 불매운동으로까지 이어질수도 있는 심각한 실수다. 지금은 데이비드 커틀러가 NT 3.5를 만들던 시절이 아니란 말이다. 그 멘트는 과연 어떤 의미였을까? 그렇게 열심히 만들었다? 혹은 우리는 이런 열정을 갖고 있다? 어떤 식으로 이해할려고 해도 자기 얼굴에 침을 뱉는 발언일 뿐이었다.
그리고 1차 공개의 결과는 처참할 따름이다.
리눅스 + 와인, 혹은 비슷한 솔루션으로 재설계를 했으리라 여겨지는 티맥스 윈도우의 성능은 비웃음을 살 뿐이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번 시연은, 제품 그 자체에 있지않고 주식가격이나 회사 사정에 의한 무리수였다고 이해된다.
또한 시연 동영상을 보며 실제 개발인력은 커널이나 쉘보다는 스카우터나 티맥스 오피스 쪽으로 더 기울여지지 않았을까라는 생각도 든다.
그러나 가장 걱정되는 것은, 티맥스 윈도우가 조악한 성능에도 불구하고 관공서로 납품되는 현상이다.
아무리 공무원들이라 하더라도 몇번 써본 후, 다시 윈도우로 돌아갈 것은 뻔한 일이다. 그러나 티맥스 윈도우의 남품이 무서운 이유는 납품 그 자체가 이미 우리의 세금이 잘못된 구입에 쓰여지는 것이기 때문이다.
애국심이나 감정에 호소하여 제품을 파는 정책도 간혹 성공할 때가 있다. D-War처럼 말이다.
하지만 문화상품이 아닌 소프트웨어 상품에서 그런 마케팅이 발효가 될까? 둘은 엄청난 차이가 있다.
계속 의문이 드는 점은 티맥스는 과연 무슨 목표로 티맥스 윈도우를 만들었을까 하는 점이다.
MS 역시 일반 사용자에게 OS를 팔아 돈을 벌진 않는다. 기업에게 팔아서 돈을 번다.
티맥스 윈도우를 기꺼이 사줄 기업들이 있을까? 기존의 자사 미들웨어나 솔루션을 구입한 기업은 전부 티맥스 윈도우를 사주리라 생각한 것일까?
혹은 티맥스 윈도우 자체는 훼이크고 MS 윈도우에서 작동될 스카우터나 티맥스 오피스가 진짜 상품이었을까?
아니면 단순한 주식가격을 위한 작전일 뿐일까?
지나치게 떠든 잔치에 그 결과까지 좋지 못하여 씁쓸한 느낌을 준다.
3개월 후에 나올 버전이나 다음 버전에서는 쓸만하다는 충격을 받고 싶다.
삽질의 결과가 현재로썬 좋지 못하지만 티맥스 개발진들은 결과에 관계없이 약간이나마 행복한 휴식을 취하고 있길 바란다.
프로젝트가 접히지 않는다면 아직도 기회와 시간은 많기 때문이다.
